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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장관 회의 훈시
1961년 8월 28일
서울 특별시장 및 각 도지사 여러분!
본인은 오늘 지방 장관 회의를 개최함에 즈음하여 우선 지금까지 혁명과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하여 여러분이 불철주야 경주한 온갖 노력과 열성에 대하여 혁명 동지적인 입장에서 심심한 사의와 찬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지난 3개월 동안에 우리가 수행한 과업중에는 과거 정치인들이 수년간을 통해서 또는 수년을 통해서도 단행하지 못했던 민족적인 과업들을 불과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거뜬히 단행해버렸을 뿐 아니라, 그 결과로써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일들은 순수하고도 조국애에 불타는 우리 군인 동지들만 이 할 수 있었고, 또한 혁명적인 수단으로서만이 수행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와는 반대로 우리가 냉철히 우리 스스로를 반성하고, 우리가 해온 일을 우리 스스로가 겸허한 심정으로 비판해 볼 때에 우리들이 과도한 혁신의옥과 군인들의 지나친 과단성은 왕왕히 현실에 대한 근시안적인 관찰과 속단적이고 조급한 처사로 말미암아 본의 아닌 부작용과 역효과를 초래케 한 사례가 적지 않았던 것도 지인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러한 점을 지체없이 시정하겠다는 노력에 추호도 인색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혁명정부는 우리의 과오를 우리 스스로가 발견했을 때에는 과거의 정치인들처럼 고식적인 방법으로 구차한 변명이나 호도책을 지양하고, 직각적으로 시정하고 개선하는 데 과감하여야 하겠읍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본인은 다음의 몇 가지 사항을 솔직히 지적하고, 우리들이 진지한 태도로써 반성하는 동시에 여러분들께서 직각적인 시정조치를 취해 주시기를 각별히 당부하고자 하는 바입니다.
첫째, 공무원들의 기강확립
옛말에 국정천심순이요 관청민자안이라는 구절이 있읍니다. 나라의 기강이 바로 서서 모든 일을 선하고 올바르게 해나가면,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되어 나가고, 국민들이 편안하게 잘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 우리 나라 부패와 부정과 민생고의 근원도 관기가 확립되지 않은 데 기인한다고 보는 바입니다.
혁명 직후에는 모든 공무원들이 긴장하고도 혁신적인 기풍이 충만하여 집무의욕도 왕성하고, 매사에 비상한 능률을 발휘했으나, 작금에는 점차로 이러한 작풍이 해이되어가고 구습이 점차로 고개를 쳐들기 시작했다는 항간의 평판이 들려오는 것은 지극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물론 일부 몰지각한 공무원들의 소행이라고는 짐작하지마는, 과거 부패한 정치질서 속에서 구악에 젖은 분자들 중에는 오히려 그 시절의 단 꿈에 동정을 느끼고, 소위 요령주의 적당주의로써 뇌물이나 얻어서 사리나 채우고, 매일 밤 고급요정에 가서 주지육림 속에 파묻쳤던 버릇이 하루 이틀에 근절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아직도 출근시간을 엄수하지 않거나 직권을 악용해서 뇌물을 탐내거나 근무시간 중에 이유 없이 직장을 떠나서 시간을 낭비하거나 교묘한 수단으로 국가재정을 축내거나 또는 민폐를 끼치는 부정공무원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있읍니다.
이러한 자들은 앞으로 적발되는 대로 가차없이 엄단에 처하고 기강을 바로 잡는 데 적력을 경주해야 하겠읍니다.
둘째, 국민들에 대한 봉사의 정신에 투철해야겠다는 것
입니다.
5.16 혁명정신의 기저는 국민들에 대한 봉사의 정신인 것입니다.
우리들에게는 아무런 보답을 바라지 않는 멸사봉공의 정신, 이것만이 오늘날 우리나라를 구할 수 있는 길이라는 신념을 가지지 않고서는 조국 재건이라는 역사적인 과업은 성취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최근 점차로 정국이 안정되어 감에 따라, 처우에 대한 불평, 지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거나, 영진이나 영달을 꿈꾸거나 이러한 뜻이 이루어지지 못하면 정부 시책에 대하여 비판적이거나 자기의 직책을 소홀히 하거나 하는 예가 있는가 하면, 일반 국민들과 접촉할 때에, 군정하다 또는 계엄령하다 하는 구실하에 지극히 불친절하거나 불손한 태도를 취하는 예가 있다는 말이 도처에서 들려 오고 있읍니다.
이러한 행동은 나아가서는 국민들로 하여금 혁명정부에 대한 불신을 초례할 요인이 될뿐 아니라, 일부 반동세력으로 하여금 혁명정부를 비난하는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정부와 국민을 이간시키는 책동을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이들은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봉사의 정신과 혁
명이념이 희박한 분자들의 소행이니, 여러분들의 부단한 지도와 감독이 요망되는 바입니다.
세째, 인사행정에 대하여
이 점에 대해서도 지방으로부터 여러 자기 잡음이 들려오고 있읍니다.
물론 그 중에는 모략과 중상에서 오는 근거 없는 잡음도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읍니다. 그러나 그중의 일부는 임명자의 정실이 약간 개재되었거나 사전 조사에 신중을 결하였다는 의심을 받을 만한 건도 있었던 것입니다.
정실인사와 공정성을 잃은 인사행정이 과거의 정치를 부패시킨 가장 큰 요소의 하나였다는 것을 상기할 때에, 앞으로 이러한 일은 추호도 용납의 여지가 없는 것입니다. 지난번 전국적으로 실시된 시, 읍, 면장 임명에 있어서 가장 물의가 많았던 사실에 비추어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여하한 권력층에서 압력이 온다 하더라도 정실이 개재되어 있는 경우에는 단호히 거절할 수 있는 기백을 가져야 할 것이며, 여러분들의 친구, 동창, 동향인들이 아무리 여러분을 괴롭게 한다 하더라도 소의를 위해서 대의를 꺾어서는 안 되겠읍니다.
네째, 정부시책에 대한 강력한 실천력의 발휘
정부는 앞으로 중앙집권제를 지양하고 지방분권제를 강화할 방침을 세우고 있읍니다. 지방장관에게는 종전에 비해서 보다 많은 권한이 부여될 것입니다. 그 대신에 여러분에게 그만큼 더 무거운 책임이 부하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겠읍니다.
금반 일부 지사의 경질과 도지사에 대한 예비사단장 겸직 해임 등은 이러한 방침의 일 환으로 취해진 조치인 것입니다. 앞으로 중앙에서 나가는 각종 정책과 지시사항은 지방 장관들의 보다 강력한 실천과 감독이 필요하겠읍니다.
중앙의 지침은 각도의 실정에 적합하게끔 다시 주도면밀한 집행계획이 수립되어 계속적이고도 일관성 있는 강력한 감독과 실천이 이에 수반되지 않으면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금반 고리채 정리에 대한 신고성적은 각급 지방공무원들의 행정 수완과 실천력을 테스트하는 호자료가 되었다고 사료합니다.
다섯째, 국민운동에 대하여
혁명과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이 운동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바이며, 본인도 이 운동에 대해서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그 성과를 보아 왔으나, 유감스럽게도 지금까지의 성과는 대단히 불만족스러운 상태이며, 지지부진하다고 평할 수 밖에 없읍니다. 국민운동의 기본 방향과 실천요령에 대해서도 재검토를 요할 점이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정부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정부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하는 것을 계몽하고 지도하고 조직화해서 국민들로 하여금 각자 각자의 위치에서 자진하여 자율적으로 혁명과업에 참여할 수 있게끔 유도하는 것이 현 단계에 있어서 본운동의 기본 방향이라고 보는 바입니다.
본 운동에 대하여 보다 활발하고 획기적인 진전이 있기를 기대하는 바입니다.
이상 다섯 가지 사항을 강조했읍니다.
우리들은 새 나라의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는 혁명 제 2단계에 돌입하고 있읍니다. 5천년 역사 가운데 가장 빛나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우리들의 피와 땀으로 하루하루를 엮어 가고 있읍니다. 우리들이 흘린 땀의 대가는 후세 우리들의 후손들과 역사가 이것을 평가할 것이고 비판해 줄 것을 우리들은 기대할 뿐입니다.
여러분들의 건투를 비는 바입니다.
사진출처:한국일보
글출처:박정희대통령연설문1.위키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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